무협소설은 좀처럼 읽지않는데 하도 문장이 좋고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고 해서 읽어보기로 했다.
결과는 대만족. 역시 책은 종류를 불문하고 닥치는 대로 읽는게 최고라는 생각이 다시 들었다.
진산의 소설을 전부 읽어보고 싶은 욕구가 마구 샘솟는다.

각 편에 대한 줄거리, 느낌이랄까 ...

<광검유정>
엄청난 실력을 가진 미치광이 검객이 어떻게 참회의 인생을 살아가는지를 그리는 소설.
아버지를 죽여달라는 딸과 그 딸을 마음에 둔 젊은 검객, 그들이 죽이고자하는 딸의 아버지 3명의 얽힌 이야기.

<청산녹수>
제일 마음에 드는 단편이었는데 배경이 우리나라여서 그런걸지도 ...
죽는것보다 잊혀지는게 더 무서워서,
차라리 죽어서 어머니와 오빠의 기억에 남길 바라는 어린 희가 안쓰러웠다.

<백결검객>
죽여야할 상대가, 사랑하는 상대가 어머니일지도 모르는 잔인한 복수는 어떻게 될 것인가.
주인공이 끝까지 차가운 도시 남자 이미지면 좋았을텐데.

<고기만두>
여기서부턴 주인공들이 관련성이 있는 단편들이다.
매, 란, 국, 죽이라 불리는 4군자에서 따온 소매, 묵란, 취국, 철죽 무협인들 가운데 철죽의 이야기.
한 남자를 원망하면서도 그리워하는 철죽이 그 남자와 재회했을 때 해피엔딩이길 무척 바랬었다.
결말은 ... 비밀.

<웃는 매화>
철죽이 떠나고 그 자리를 대신하게된 새로운 철죽의 이야기로 보이지만
사실은 소매에 관한 이야기다.
밝아보이기만 한 소매의 과거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을까.

<날아가는 칼>
항상 술에 취해 사는 취국이 칼을 날게하는 천아제일무공을 습득하는 과정이 담겨있다.
인간을 초탈한 경지에 도달한 그의 고독한 행보가 가슴에 남았다.

<잠자는 꽃>
묵란이 항상 말이 없던 이유가 밝혀지는 이야기다.
무공의 깊이가 11성이든 12성이든 나는 단지 묵란이 마지막에 기뻐했던게 와닿지 않아서,
공감을 하지 못해 더 슬프게 읽히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학교에서 무협소설에 빠져 사는 아이들을 선생님들은 대부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았다.
그러나 그게 나쁘다고 할 수 있는 것일까 ?
나는 소설 본연의 가치중에 분명 재미라는 요소가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
무협이나 판타지소설이 단지 재미만을 추구한다고해서 폄하할게 아니라,
다양한 독자층을 가진 문학의 당당한 한 장르임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