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부터 끌렸던 소설인데 에쿠니 가오리 소설은 불륜이 소재로 자주 쓰이는 듯 하다.
물론 그런 내용이 싫어 줄거리를 대충 알아보고 평화로운(?) 소설만 골랐었는데, 이번에 한번 읽어봤다.
아직 어려서 그런지 불륜은 무조건 싫지만 소설 중간중간엔  마음에 드는 구절도 많았다.

읽은사람 대다수가 공감하겠지만 우리가 거짓말을 하는 대상은 지키려는 사람이라는 루리코의 말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좋든 싫든 나도 좋아하거나 지키려는, 그러니까 상처를 주기 싫은 사람에겐 불편한 진실을 감춰왔다.
거기서 한 걸음 떨어져있는, 굳이 표현하자면 덜 소중한 누군가에게 털어놓는 것으로 마음의 무게를 덜어내곤하며.
어쨋든 그런 행위가 일종의 윤활유가 되어서 더 매끄러운 일상을 만들어주었다고 나도 생각한다.
그러다보면 자연스레 습관이 되어 생활의 일부가 되어버려 그만둘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물론 이 소설에서는 꼬리가 길면 밟힌다는 속담은 적용되지 않았다.
루리코가 갈등속에서 다시 남편 사토시에게 돌아왔으니까.
그녀를 유혹했던 하루오 같은 타입의 인간을 나는 제일 경멸할거라고 생각한다.
남편있는 여자에게 자신의 여자친구에게 줄 선물을 핑계로 접근하다니 이런 몹쓸.
하지만 사토시 역시 시호와 바람이 나고 그는 끝내 시호와 루리코 둘다 포기하지 않았으니 그런 우유부단함 또한 싫다.
나라고 뭐 강단있는 성격에 무결점 인간은 절대 아니지만.

결혼에 대한 희망사항은 루리코의 말처럼 한 사람에게 충실하고 싶고,
그 과정에서 충분히 행복해서 다른 사람에게 눈 돌릴일 따위는 없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