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종 이방원의 셋째 아들로 태어난 충녕군 이도는 대군을 거쳐 세자로 책봉되고, 채 2달이 안돼 군왕이 됩니다.
소설은 집현전과 한글에 대한 비밀이 주된 이야기지만, 우리가 잘모르는 세종의 모습도 잘표현해냈다고보여지네요.

그는 문을 중시하는 문약한 군왕이었는가, 하는 물음만큼 사실 조선의 군주에 대해 잘 모르는 소리는 없을것입니다.
그들은 세자시절부터 철저한 관리를 받기 때문에 학문뿐만아니라 건강에도 각별히 신경을 쓰게 됩니다.
말타기와 습사라고 불리는 활쏘기가 대표적인 예라고 하겠습니다.
얘기가 좀 샜는데 여튼 세종은 위의 두가지 모두 젊은시절 수준급이었다고 전해지는데 소설에서도 그렇게 나옵니다.
그 아버지 피가 어디 가겠습니까.

어떤 인간도 완벽할 수는 없기에 현자를 자처한 그도 군왕이 되고 이따금씩 실수를 합니다.
인사라던가 정책 등 ... 그가 키운 집현전 대제학 최만리는 젊은시절 최고의 조력자이자 장년 최대의 정적이 됩니다.
보수파의 원로로서 세종의 새로운 시도마다 상소로 뜻을 꺾으려 했으나 강한 조선을 위한 길이 다를 뿐이었겠지요.
그것을 알기에 세종은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끝까지 뜻이 옳다면 정적과도 동반자가 되기를 택했습니다.

군왕의 막강한 비호를 받으며 성장하는 집현전의 학사가 죽어나가는 살인사건의 배후는 누구인가.
여기서는 한글창제를 반대했던 역사적 사실로서의 최만리가 그려저 저도 읽으면서 함정에 빠질뻔했습니다.
세종은 자신을 향한 이런 무도한 협박앞에 한없이 물러나는 유약한 군왕이었는가.
이 모든 사건이 과연 한글창제와 어떤 관련이 있는가.

여러 생각을 가지고 읽다보면 어느새 책장을 덮고 해박한 지식을 가지게 되는 자신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쓰는 한글이 그당시 얼마나 무서운 존재였는가 하는 것들을 새삼 알게 될 것입니다.
너무나도 훌륭한 글자인 한글이 그땐 우리 스스로 무시하고 하찮게 여겼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니 통탄할만 합니다.
기득권을 가진자가 그것을 내어주지않으려는것은 고금도 마찮가지겠지요.

분명 아주 재미있는 소설이었지만, 이런 소설의 최대 주의점은 실제와 그렇지 않은것을 혼돈하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이 책을 읽게되는 사람들이 우리 역사 자체를 사랑하게돼서 스스로 분별력을 가지고 많은 관심을 주었으면 좋겠습니다.